손때 묻은 장비를 점검하며
프로젝트를 마치며
2016.12월에 참여했던 프로젝트를 2019.2월 중순이 되어서야 철수하게 되었다.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투입과 철수, 만남과 작별이란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며 대나무의 마디처럼 삶에 흔적이 남게 되는 것 같다. 2년이 넘는 프로젝트 기간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출근길이 즐거웠던 것 같다. 몸은 떠나지만, 작업의 결과물인 코드들은 그 자리에 남겨지는 나의 흔적 들이다. 그리고 항상 떠나는 길에는 나의 흔적들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. 내가 만든 결과물을 본다는 건 완성도 측면에서 잘 다듬어진 부분들이 보이는 게 아니다. 항상 부족하고 미흡한 부분들만 부각되고 그것들이 마음에 밟혀 아쉬움과 부끄러움이 남게 되는 것 같다.
2015년 전반기 차세대 프로젝트를 애자일 개발 방법 하에 작은 규모의 스크럼에서 진행했었다. 서버단 작업을 혼자 책임지게 되었었는데 철수 후 담당자였던 분에게 내가 짠 코드들이 타 스크럼에 모범사례로 소개되었다는 이야기를 연찮게 들었다. 하지만 난 납득할 수 없었다. 왜냐면 담당자에겐 더 좋은 결과물을 남겨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고 부족하고 미흡해서 개선할 부분들이 많은 코드들이었기 때문이다.
이번 프로젝트 또한 마찬가지이다. 언젠가는 내가 만든 결과물에 만족할 수 있는 날이 있을까? 아마도 없을 것 같다.
손때 묻은 장비
2015.1월 생업 도구인 노트북을 구매했었다. 조건은 2개였다.
- 화면은 15.6인치
- 저렴한 가격
업무용 장비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욕심도 없었다. 이동용이 아니라 무게는 상관없었고 고성능은 바라지도 않았다. 70만 원대에 구매했었던 제품이다. 저장 장치는 HDD였고 RAM은 4GB였다. 그리고 개발환경이 너무 느려 8만 원 정도 들여 저장 장치는 SSD로 RAM은 4GB를 추가했었다. 관심도 애정도 없는 물건도 4년이 넘게 날 먹여 살려 주고 이제는 추가된 두 식구마저 책임져주고 있으니 새삼 고맙게 생각된다. 코딩하다 보면 메모리 사용량은 90% 이상 유지하는 게 대부분이었고 100% 가까이 올라가면서도 참 묵묵히 잘 버텨줬다. 물건도 오랜 기간 함께하다 보니 애정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. 이번 쉬는 기간 동안 8GB RAM을 구매해 기존 있던 4GB RAM과 교체를 해줬다. 12GB니 너도 조금은 더 여유로워질까? 2019년도 잘 부탁한다. acer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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